금리인하 요구권-오해와 진실

금리인하 요구권이란 대출을 받은 후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늘었다는 등 신용이 높아진 사정이 있으면 기존대출금리를 내려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카드사나 보험사 대출 등 1,2금융권 대출상품들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기업도 가능합니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이며,최근뉴스를 보면 이 금리인하구권으로 절감된 이자는 지난 6년간 약 9.5조원, 올해는 8개월만에 약 1.5조에 달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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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서는 조건이 되는 사람이 신청만 하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강제성이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이자부담 절감을 위해서 꼭 필요하고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뉴스들과는 달리 실제 서민들이 생활에서 체감하기란 그닥 녹록지 않습니다. 체감온도는 별로 높지 않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수치로 보면 6년간 9조원, 8개월만 1조원 절감 등 대단한 듯 보이지만, 실제 대출시장은 훨씬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대출건수의 1%도 채 안되는 정도만 금리인하요구권으로 실제 이자를 절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가 있지요.

먼저 무조건 은행에 직접 방문해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즉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신청할 수 없고 무조건 은행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보통 직장인들의 경우는 점심시간을 쪼개기도 여의치 않아서 반차까지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조만간 인터넷으로도 신청할 수 있게 바뀐다고 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 같습니다.

개인들의 경우는 신용대출에 한해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담보대출은 안되고 새희망홀씨나 햇살론 같은 대출들도 안됩니다. 전자는 신용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후자는 이율이 이미 고정되어 있는 대출이기 때문입니다. 즉 개인의 신용상황이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출들이기 때문에 제외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로 각 금융기관마다 금리인하요구권의 신청자격 해석이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조건만 충족하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제도라고 설명을 드렸고 그것이 강제된다고 하였지만, 애초에 조건 자체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해석해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강제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이지요.

아래는 금리인하요구권이 가장 잘 받아들여진다고 하는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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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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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래는 국민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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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적인 예를 여기서 볼 수 있는데요 첫번째 사진의 우리은행 가계대출의 경우에는 근로소득자 평균임금인상율의 2배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반면 세번째 사진의 국민카드사의 경우는 그냥 현저히 증가한 경우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도가 강제성을 띈다면 그 신청조건도 동일해야 하는 것이 상식에 맞지만, 실제로는 신청조건이 동일하지 않고 실질적으론 은행 자율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그다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현장에서도 은행에 방문해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면 창구직원이 해당 신청을 접수할지 반려할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건 금융위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은 인터넷신청이 가능하도록 개편해서 해결하고(일부 금융기관은 현재도 가능) 은행별 신청조건이 다른 것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현재 1퍼센트 정도의 분들만 혜택을 보고 있는 제도가 좀 더 넓게 적용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고작 전체대출건수의 1퍼센트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1퍼센트나 혜택을 보고 있으니 제1금융권 혹은 제2금융권(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등)에 대출이 있으신 분들은 직접 전화문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조건을 간단히 알아봐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사항) 제1,2금융권이라 하면 대부업체를 제외한 모든 금융기관을 지칭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슨무슨 은행, 무슨무슨 카드, 보험 등등이 1,2금융권에 해당하며, 어떤 곳이 대부업체인지도 업체명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앤캐시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아프로파이낸셜대부(주) 라고 명시가 되어 있어서 대부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