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바로 이율에 상관없이 대출받는 금융기관에 따라 신용등급의 하락폭이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즉 저축은행에서 연 5%로 대출을 받는 사람이 시중은행에서 연 10%로 대출을 받는 사람보다 대출받을 때 신용점수가 더 떨어진다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죠.
이렇게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모형이 기본적으로 각 금융기관의 평균 연체율을 기반으로 결정되기 때문. 즉 저축은행 이용자들의 평균 연체율이 시중 은행 이용자들보다 높으면, 저축은행 이용자들이 신용등급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통계치를 보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평균 0.25등급 하락하지만 저축은행은 평균 1.6등급이나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0.25등급이니 1.6등급이니 하는 수치는 평균치이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는,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들은 위 평균치보다 신용등급이 더 많이 떨어지게 되고, 신용등급이 이미 좋지 않은 사람들은 위 평균치보다 더 적게 떨어지게 됩니다.
대략적으로 예를 들면 신용등급이 현재 1등급인 사람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4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5등급인 사람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도 신용등급이 그대로이거나 6등급 정도 되는 선에서 그치게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2019년 새해부터는 대출받을 때 금리가 얼마인지가 신용등급 산정에 반영이 되게 되어, 기존엔 평균 1.6등급 떨어지던 것이 1.2 등급 떨어지는 것으로 완화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저축은행이라도 연체율이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낮은 편인 중도금대출과 유가증권담보대출의 경우는 1금융권과 같은 정도로 신용등급 하락폭을 조정하게 됩니다.
또한 대출금리 상관없이 신용등급 하락폭이 결정된다는 문제점과 더불어 또 하나로 지적되어 오던 신용등급제가 2019년부터는 점수제로 단계적으로 전환이 되게 됩니다. 그 전에도 같은 신용등급이더라도 신용도 격차가 큰 것을 sp 등급이나 은행 내부등급 등 다른 보조적인 신용자료등을 이용해서 금융권 자체적으로 조정을 해 오고 있었는데요, 신용등급제에서 점수제로 아예 전환이 완료되게 되면, 대출 등을 받을 때 이율이나 승인 여부 등이 좀 더 정확해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 4등급에 턱걸이 점수인 사람과 신용등급 3등급에 1,2점 모자라는 사람이 같은 신용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해당내용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공식 발표는 ➡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우리가 대출을 받을 때 어떻게 체감이 될까요.
올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혹은 조만간 대출을 마침 받을려고 했는데 작년보다 확 좋아질까? 라고 기대하신다면 당장에 확 체감이 되는 효과는 없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대출 받은 후 신용점수가 기존보다 덜 떨어진다고 하는데, 사실 신용도가 중요할 때는 “대출 받을 때”이지, 이미 “대출을 받은 후”가 아니거든요. 어차피 대출금을 갚아나가게 되면서 신용도는 대출받기 전 이상으로 회복이 되는 식으로 프로그램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기존 대출금을 다 갚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대출을 받게 되는 경우라면 대출받은 후 신용도 하락이 적어진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위의 2가지 변화는 근본적으로 금융시장의 신용도 평가 모형을 좀 더 현실을 잘 반영하도록 고도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출을 받을 때 전체적으로 이율도 좀 더 저렴해지고 대출한도도 좀 더 늘어나는, 즉 대출소비자들의 대출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