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음식이지만 집에선 할 수 없고 사먹어야만하는 것. 튀김.

이런게 좋아보이지만, 집에서 튀기기엔 불가능에 가깝다. 편법으로 오일을 겉에 바른 후 오븐을 사용한다든지 뭐 그런 방법은 있지만, 가게에서 기름에 넣고 튀기는 퀄리티는 절대 안나온다.

어떤 퀄리티냐면 바삭한게 아니라 그냥 얇고 딱딱한 튀김옷이라 씹으면 다른 사람이 들을 때는 바삭해 보이지만, 직접 먹는 사람은 이거 완전히 다른데? 하고 느끼는 그런 퀄리티. 즉 바삭한 튀김옷이 아니라 그냥 얇고 딱딱한 튀김옷이 만들어질 뿐이다.

튀김. 집에서 만드는 건 본질적으로 비효율적인, 몇 안되는 음식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집에서 하면 기름낭비도 너무 심하고 처리도 심히 곤란하기 때문.

보통 가게들 보면 기름 한통으로 60마리 혹은 55마리 이상 닭을 튀기지 않는다고 광고할 정도로 기름 한번 넣으면 튀기는 양이 많다. 적게 튀긴다는 곳들조차도 닭 몇십마리 수준이니깐.

그런데 집에서 하면 그렇게 한꺼번에 많은 양을 튀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름을 보관하자니 뜨거운 기름을 식을 때까지 둔 후 그걸 다시 통에 담고 그걸 나중에 또 쓴다고? 정말 하기 힘들다. 실제로 해보면 가정에서는 도저히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조금만 기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해도 난장판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쓴 기름을 버릴 때도 마땅치 않다. 가게들은 따로 기름을 수거해가는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그렇게 할 수도 없으니깐. 소량의 기름이라면 키친타올 등으로 닦은 후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아니면 세제 많이 풀어서 닦으면 되겠지만, 한통 정도 되는 기름을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거기에 더해서 위의 단점들을 정말 다 극복하고 나서 튀김을 해먹었다면, 아마 그 끼니는 새로 한건 튀김밖에 없었을 거다. 다른 음식 준비하면서 튀김까지 한다는 건 더더욱 힘드니깐.

즉 가게에서 하는 감자튀김을 집에서 해먹으려면,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집에 기름 냄새 다 베개 한 후에, 결과물은 달랑 감자튀김 한접시라는 것. 다른 반찬이나 요리등은 꿈도 못꾼다. 미리 해놓았던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나는 튀김 종류 만큼은 밖에서 사먹는 편이며 집에 배달음식을 시킬 때도 왠만하면 사이드메뉴로 튀김을 추가하는 편이다. 뭘 시키든 정말 너무 많이 비싸지는 거 아니면 왠만하면 튀김은 꼭 추가한다.